2001. 9. 9(일) 가을 문턱의 비
경험의 오류
종합지수 555.08(+2.49), 코스닥지수 63.14(+0.38), 거래량은 각각 491275천 및 256720천주였다. 미국 시장의 다우의 1만 선, 나스닥의 1,800선이 깨지며 지속적인 하락에도 우리나라 시장은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500과 600 사이의 박스권을 이루고 있다. 코스닥도 거래소보다는 약해지고 있지만 하방 경직은 보여주는 것 같다. 요즘은 대체로 기술주가 소외되며 건설주와 가치 우량주가 선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현실적 가치가 주가를 말해주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500선을 굳게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작년에 이미 미국보다도 더 폭락해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은 500선이 강하다. 500선을 굳게 믿는 사람들 속에 있고 싶지 않다. 그냥 밖에서 지켜보고 싶다. 인기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단타로 운영하고 싶다. 500선이 깨지더라도 나하고는 관계없고, 500선이 확실히 지켜지고 박스권을 상향 탈출하여 대세 상승으로 가면 그때 적극적으로 투자해도 늦지 않는 것이다. 주식을 대량 매입해 놓고 손절매도 안 하고 예상만 하는 무리수로 미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되고 싶지 않다.
99년인가 2000년 초인가 대세 활황기(특히 기술주) 때 투자 수익률 대회에서 우승한 대학생이 한 말 중, 자세한 용어의 기억은 없지만 투자의 확신이 있어 매입하면 손절매를 안 한다고 했다. 또 내가 아는 어떤 일반 투자가는 올 초부터 투자를 했는데 손해 보고 팔면 오르고 하여 매입 후 하락해도 기다리니 오르더라는 경험으로 일단 주식을 사면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은 어떤 이론에 대한 확고한 미음과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일 것이다.
99년에서 2000년 초 '테크'만 붙으면 유리한 기술주의 대세 상승기에는 손절매가 필요 없었다. 기다리면 대부분의 종목은 올랐다. 자신의 연구의 결실이 아니라 시장의 결실인 것이다. 2000년 3월 중순 이후 아무리 고도의 연구를 하여 기술주을 매입한 후 손절매 안 하고 오를 때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극소수의 운 좋은 종목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주식은 운수 좋으면 반토막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올해부터 투자를 시작한 사람 중에는 손절매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500선과 600선의 박스권이 9개월쯤 계속되고 있어 500선 초기에 샀으면 손절매 필요가 없음을 경험으로 느낄 것이다.
1,2년의 경험을 기준으로 투자 원칙을 정하는 것, 자신의 짧은 경험에서 어떤 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투자 오류라 생각하고 싶다. 투자경험이 나처럼 15년 된 사람, 더 나아가 20년, 30년 된 사람들은 주식 투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기준으로 투자 원칙을 세운다면 어떤 사람이 유리할지 생각해 본다. 자신의 세계(경험, 학식 등)가 인생의 모든 것이라 생각하는 인간의 가치 판단은 삶에 있어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투자에 있어서는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이다. 어떤 기준을 세웠을 때 투자의 세계에서는 오류가 있으면 판명되지만 다른 인생에 있어서는 판명할 수 없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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