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9. 5(일) 비
위험 속에 가치가 있다.
우선주 급등에 대해서 말이 많다. 금융감독원에서는 매매심리를 하여 특정 세력을 밝히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내재가치에 비해서 엄청나게 상승한 것을 우려하고 있고 러시안룰렛게임으로도 비유하고 있다. 매수 세력이 불시에 빠져나갔을 때 총탄 하나에 쓰러지는 비극을 경고한다. 그것이 인간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무리하게 이익을 얻으려 한다. 큰 이익 뒤의 위험을 느끼나 자기 자신은 해당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모험을 건다.
가치 있는 주식과 현실적 주가
주가는 왜 오르고 내릴까. 외국의 어느 증권사 사장은 돈 많이 버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투자 비법이라 하고, 그 외는 난센스라 한다. 이것은 돈 버는 만큼 즉 가치만큼 주가는 오른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중장기 투자에 있어서 현재 및 미래의 내재가치를 판단하여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가치 있고 정형화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내재가치가 2만원인데 현재 주가가 1만원인 주식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주식을 사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생각은 너무나 단순하다. 인간의 행동에는 너무나 복잡한 경우의 수가 얽혀 있다. 특히 심리적인 요인을 대단히 중요하다. 유명한 투자 격언들은 인간의 심리적 약점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1만원에 그 주식을 샀다. 그런데 다른 테마로 주가가 움직이고 자기가 산 주식은 약하게 오르거나 조금씩 내리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팔아버리고 만다. 설령 버티고 있다고 하더라도 1,2년 후에 오른다고 치면 다른 좋은 주식을 사서 일단 더 좋은 수익을 올리는 기회비용을 심리적 압박과 함께 날려버리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세상 일이란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그 사이에 그 회사의 가치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저평가된 주식도 매수 세력이 외면할 수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본금이 많으면서 소액투자가들이 조금씩 대량 보유하고 있으면 특히 그럴 것이다.
이상급등 주식
이번의 우선주처럼 내재가치를 훨씬 넘어 이상급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전문가는 우선주의 가격은 보통주의 85% 정도가 적정하다고 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우선주는 보통주 가격의 50% 내외였고, M&A가 테마인 장세에서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철저히 소외도 당했다. 거의 모든 투자가들은 추가 배당 1%에 과심이 별로 없을 것이다. 최저 배당의 이익이 있는 신형우선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선주가 급등한 것은 외국인 및 투신사의 주식 매수가 위축되면서 1년여 상승한 우량주가 조정을 보이고 그동안 소외받은 우선주가 어떤 세력들에 의해 매집되면서이다. 자본금 적고 기관에 의해 매물 공세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상황에 노림수가 된 것이다. 또한 상승하면서 심리적인 분위기가 과열을 부추긴 것이다.
일률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주가는 현실적으로 수요 공급이고, 장기적으로는 가치라는 격언에 대해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우선주 급등을 너무 이상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급락할 때의 피해자를 걱정하는데 우량주를 사도 막차를 타면 크게 당할 수 있다. 피해는 어디에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이익과 실패 가능성을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성적대로 행복하지는 않다. 퇴학당하고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여 행동하고 주식도 사면 무난하지만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돈 잘 버는 기업을 택하던 단지 인기주를 택하던 현실적으로 돈 벌면 된다. 성공 확률은 개인의 능력과 특기에 따른다. 일률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기업의 실력만큼 오르는 주가, 이유 없이 오르는 주가, 오를 이유가 없는데 오르는 주가, 노력과 실력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것 또는 실력 이상의 성과를 얻는 것, 그것은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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