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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경제

대세 상승기의 고소공포증과 투자의 고독, 1999년 1월 27일 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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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 27(수) 며칠 전 내린 눈으로 건조함은 풀렸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한낮은 포근한 편이다.
 
대세 상승기의 고소공포증과 투자의 고독
 
 638.41을 천정으로 최근 연속 6일 하락하는 등 531.23까지 지속적으로 급락하던 증시는 오늘 모처럼 33.20 반등하여 565.20을 기록했다. 주식 시장 반등했지만 거래량은 191,976천주로 적은 편인데 모처럼 올라 팔자가 적어서일 것이다. 오늘의 모습은 S&P의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등급 <BBB->발표를 기회로 지나가는 반등일 수 있다. 3개월여 폭등을 넘어 더 높은 봉우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상승을 위해 잔인한 4월을 맞을 예상도 생각해야 하겠다. 3개월 조정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제 회복을 너무 성급하게 앞질러 간 증시는 뒤를 돌아보니 어지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대세 상승기의 고소 공포증은 어리석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 하겠다. 대세 상승기에 들어서면 과거가 그러하듯 2-3년은 간다고 상상할 수 있다.
약세장에서도 외국인들은 대형우량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오늘은 721억 순매수했는데 장기적으로 자신이 있는 것 같다. 기관과 개인들은 장래가 걱정이 되어 단타에 치중하기도 하고, 쩔쩔매며 투매에 가담하기도 했다. 폭등하는 오늘도 좋은 매도 기회라고 생각되었는지 순매도를 보였다.
                                           
높은 지수대의 힘겨움, 경제 회복 기대에 대한 적시의 재고찰, 브라질 경제 위기, 중국의 위완화 절하 가능성 등이 조정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짧을지 길지는 국내적 또는 세계적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문제이다. 아무튼 판단하기 어렵고 하락세에서 조금 머리를 들어내며 좀 더 오른다고 매수하면 물릴 것 같은 시장이다. 이럴 때 일반 투자자들은 당분간 증시에서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전문가도 위험할 때는 약간 손해 보고 파는 냉정한 기술이 필요할 때이다. 세밀한 고도의 시세 감각이 필요한 시기이다.
 
과거도 그랬지만 요즘 들어서는 트레이더의 외로움이 있다. 컴퓨터 통신으로 시세를 보면서 직접 주문 입력을 하며 투자를 하고 전화 ARS로도 주문하기 때문에 증권사 직원과 상담하는 일이 없다. 컴퓨터 앞에서 자기 자신과 또 무언의 시세 흐름과 투쟁을 해야 한다. 사람들과 관계하며 귀찮은 일을 만들 필요도 없고, 부탁할 필요도 없고, 조언을 경청할 필요도 없고, 오직 혼자만의 두뇌로 여러 가지 흐름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터득하면서 보이지 않게 에워싼 수많은 불특정다수의 수를 판단하며 돈을 따내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도 아니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산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가기 때문에 그 외로움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고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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