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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경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1999년 7월 24일 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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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7. 24(토) 제주에 게릴라성 폭우, 20일에는 경기도 지방에 폭우, 작년 장마 후처럼 예측 불허하는 비 피해가 생각난다
 
가끔은 알려고도 하지 말고, 생각하지도 느끼지도 않아야 하는 것도 투자다.
 
23일 증시사상 최대인 71.7 폭락하여 900선을 위협했다. 1000p 돌파 후 몇 년간 내리막을 걸었던 지난 일을 생각나게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나는 20일(수) 전일 2310 ~ 2450원에 매수했던 코스닥 종목인 ab주식을 다음날 예약 주문하여 2450 ~ 2550원에 나누어 팔고 모두 현금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체결 확인을 하였다. 71.7p 폭락하는 날은 미시령, 백담사계곡, 한계령을 여행하고 오대산을 넘어 정선 소금강의 기암괴석을 보며 계곡을 흐르는 물살 속으로 장난 삼아 돌을 던지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는 착실하고 완벽에 가까운 데이트레이딩 솜씨였다고 자찬하고 싶다. 수십 배 이익을 낸 사람에 비하면 빈약하지만 모든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과 약새장을 포함한 오랜 기간의 경향을 생각한다면 125%의 수익은 기분 좋은 수익률이라 생각한다. 그것도 폭락하는 날까지 기어내지 않았다. 작년 8월부터 3배에 달하는 절벽 같은 주가지수는 아무리 3천을 간다고 해도 쉬어가야 한다는 위험을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장의 분위기가 사람들의 이성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몇 주일 전부터 진행된 외국인들의 매도세, 대우그룹의 위기(사실상 워크아웃), 회사채 수익률 9%대 진입, 중국 위안화 절하 가능성이 급기야 조화를 이루며 급락 사태를 가져왔다. 블랙데이, 국내 투신사와 개인은 매수 우위를 보였는데 외국인이 역시 승리자인가.
 
어느 정도 투자 수익률을 올리고 주가지수가 가파르면 쉬면서 관망하기도 해야 한다. 매일같이 사고 팔 수는 없는 것이다. 쉬는 것도 투자라는 흔한 말을 못 지키는 것은 인간의 약점이지만 그 약점을 이겨낼 수 있어야만 투자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계속 오른다는 말만 믿고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중독처럼 투자하는 헛된 행위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하긴 투자라는 자체가 허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클릭, 클릭하는 순간에 거금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것이 주식 시장이다.
 
가끔은 잊어버려야 좋은 결과가 온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사랑한다고 매일 하루종일 얽매이면 악수가 나온다. 떠나려고 할 때 가까워지는 것이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귀중한 것을 올바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철저하게 접근할 때가 많아야 하겠지만 가끔은 알려고도 하지 말고, 생각하지도 느끼지도 않아야 하는 것도 투자다. 이것은 오히려 무의식 속에서 더욱 정확히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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