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가 한계령이라고 생각한다.
기암괴석, 산봉우리들이 굽이굽이 44번 도로를 내려다보며 힘든 여정을 신선하게 한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지쳐있다면 홀연히 떠나보자. 한번 한계령을 만나면 간혹 44번 도로의 잔상의 손짓에 이끌리게 될 것이다. 그저 추억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로가 아니라 계절별 아름다움이 마음에 새겨질 것이다.
설악산, 속초 양양 여행할 때
춘천이나 홍천에 이르면 무심코 양양 고속도로를 탈 필요는 없다. 홍천강을 따라 44번 도로로 들어서면 홍천강 줄기가 도로 위를 달리는 사람들을 기웃거리며 반긴다. 그러면 여행의 즐거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조금 천천히 지나가면서 한적함의 분위기에 젖어가면 소양강을 만나면서 길이 시원하게 이어진다. 나도 모르게 소양강에 정취에 반하여 치우쳐 따라가지 않으면 인제에 다다르게 되고 교차로가 나타난다. 왼쪽은 46번 도로이고 미시령길과 길고 긴 터널을 지나자마자 델피노 리조트를 시작으로 속초를 만나게 된다. 터널이 끝나는 시점에서 급경사로 이어져서 엔진 브레이크로 조심스럽게 운행해야 한다.
오른쪽으로는 44번 도로가 이어지며 한계령을 넘어 오색약수에 이른다.
정상의 한계령 휴게소는 남다른 풍광의 멋을 지니고 있다. 한계령 길과 미시령 길을 동시에 즐기려면 양양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서양양 ic에 내려서 후천 옆으로 56번 도로를 따라가다 44번 길로 들어선다. 한계령을 지나 우회전하여 미시령길로 간다면 설악산의 운치를 둘러보게 되는 것이다. 미시령 옛길 정상 휴게소의 수타 짜장도 기억난다. 또 다른 길은 인제 ic에서 내리는 방법이다. 인제 ic에서 숨겨진 듯한 숲을 간직한 아름다운 내린천 길 31번 길을 따라가다 인제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것이다.
한계령은 오르기 전부터 가슴 뛰게 한다.
깊고 깊은 숨결 위로 몰입한다. 한계천과 오색천의 속 깊은 흐름, 숨어 지내는 듯한 44번 길은 아늑하게 나를 품을 것이다. 아주 천천히 오르고 싶은 마음은 힘들어서가 아니다. 좀 더 머무르다 내리고 싶다. 아쉬워서가 아니다. 굽이굽이 아슬한 길을 관조하는 장엄한 봉우리 바위들이 마음을 더 빼앗아 갈 것이다. 내려간 그곳에서 다시 오르면 그것은 새로운 인생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삶, 한계령은 기다린다, 다시 오르고 내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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