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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창작

도서관은 처녀지 여행, 호기심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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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둘러대고 멀어졌는데 잊힌 것은 아니다. 다시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도서관의 책들은 이따금씩 넷플릭스, 웨이브를 시샘할 것 같다. 도서관은 내 친구이고 집에서 가깝다. 산책을 한 후 읽을 도서가 떠오르지 않아도 무심코 들르는 곳이다. 생각하지 않아도 발길은 도서관으로 향한다. 최근에는 자연스러운 발길도 멈칫했다. 바로 OTT 때문이다.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집콕하며 대형 화면으로 대형 영화나 드라마를 정주행 할 수 있다. 코로나가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특이한 변이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릴 줄 몰라 발길이 다시 집콕으로 바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다. 일고 싶어 밀린 책도 많지만 처녀지처럼 우연히 새로운 책을 만나서 놀라움을 만끽해야 한다.

분류별 서고 사이를 돌아보다가, 관심이 가는 분류를 기웃거리다가 소설 한 권을 그냥 꺼내 든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아고 정해지지 않은 우연함이다. 다시 넣어두기도 하고 다시 돌아보기도 하며 결국 한 권을 손에 든다. 실망할 수도 있지만 기대가 먼저 부푼다. 읽은 다음에야 어떤 작가인지, 평은 어떤지 알아가는 일은 즐겁고 흥미롭다. 처녀지를 여행하듯 도서관은 미지로 떠나게 하는 출발지이고 호기심의 플랫폼이다. 어떤 곳인지 누굴 만날지 먼저 알 필요는 없다. 더울 때는 비록 에어컨 바람이지만 시원하게 책을 고르고 또는 앉아서 읽기도 한다. 기다리는 가을에는 말할 것도 없이 책 속으로 자주 떠나자.

처녀지(處女地) : 사람이 살거나 개간한 적이 없는 땅을 말한다. 학문에 있어서 연구되지 않았거나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은 분야를 말한다.(국어사전 참고)
집콕 : 집네 콕 박혀 지낸다. 국어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신조어이다. 2020년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유행하였고, 경제 상황도 한몫한다.
플랫폼(platform) : 역에서 기차를 따고 내리는 곳(국립국어원).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을 발달로 확장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행위자들이 한 곳에 모였다가 확산되고, 확산되다가 한 곳에 모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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