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및 일상다반사

가을을 기다리며, 변산의 마실길, 내소사 전나무 길 그리고 노을

반응형

더위가 점점 다가오며 조금씩 성가실 때 언젠가의 그 길을 다시 걷고 싶다, 늦은 가을에. 조그만 걱정거리는 집안 아무 데나 던져놓고, 사로잡는 고민은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둔다. 다시 찾을 여행지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머릿속으로 그리며 들뜨는 상상은 행복하다. 새로운 곳, 낯선 이끌림이어도 좋다. 그 길이 끝내 어디로 갈지, 돌아오는 길은 어떨지 약간 호기심만 가지면 그만, 알 수 없는 조금의 떨림만 있어도 망설이지 마라.

 

변산 마실길, 어느 가을에

 

2022년 가을에는 마스크의 막힘이 없이 대화하며 어디론가 여행하며 상쾌함을 마시고 싶지만 완벽한 자유는 쉽지 않다. 아무튼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든, 지는 해를 느끼든 수다 떨며 떠나버리는 거다. 더위여 안녕, 폭우의 지긋함을 떨쳐내며 한가롭게 말하고 싶다. 기다리는 희망이 더디게 올 지 모른다는 푸념을 떠올리기 싫다.

 

변산 내소사 전나무 길

 

반응형

 

집 앞 가로수는 우리가 지날 때마다 물끄러미 바라봤다. 우리가 겪는 싸움이 관심 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부터라도 나뭇가지들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싶다. 깨끗한 공기를 서로 나누며 아끼며 살아가자고, 내가 먼저 노력하겠다고, 미래를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다.

 

변산 채석강 노을

 

여름에 떠나지 못했다면 가을이 와도 지금에 머무르려는 습관이 된다. 우물쭈물하기만 한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겨울에는 겨울이어서 떠나지 못하고 봄을 생각하지만 막상 봄이 와도 이유가 생긴다. 시간을 쓸데없이 이리저리 흘려보내고 어느덧 삶의 가을이 된다. 어디로 갈까, 무엇이 좋을까, 무엇을 먹을까. 하지만 어디든 무엇이든 어떠랴. 가는 곳은 어디라도 그 누구와 함께 함이 여행지이다. 먼 곳으로 가든 가까운 곳을 돌아다니든지 추억은 서로가 있어 만들어진다. 망설이지 말고 당장 떠나고, 가을에도 떠나자.

반응형